나는 밤에 숲을 가던 중 길을 잃었다.

내 앞에서 흩어진 풀들 사이로 불빛이 났다. 그 빛이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하자 내 앞에는 1.9m 정도 되는 키에 하얀 원피스와 하얀 모자를 쓴 여성이 있었고 여성이 말을 걸었다.

"넌 어디로 가고 있니?"

목소리는 달콤하게 깔렸다.

"저 길을 잃었는데 이 숲을 나갈 수 있는 길을 알고 계신가요?"

여성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일단 곧 비가 올거니 내 집으로 가자꾸나"

"네?"

난 갑자기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는 여성을 쳐다봤다.

"당신은 누구세요?"

"난 이 숲에서 사는 사람이야. 비가 오면 추울거니 비가 그칠 때까지 내 집에서 보내렴"

여성은 더 가까이 나가 손을 내밀었다. 나는 마음이 설레었다. 그녀의 손에 잡혀 그녀의 집까지 끌려갔다.

"당분간 이 방에서 지내렴. 이 곳의 비는 심하면 10년 넘게 내리기도 하거든"

나는 하나의 방에 들어왔고 그녀는 문을 닫았다. 나는 잠시 그 방을 둘러봤다. 숲속에 있는 방 치고는 매우 쾌적했다. 침대와 이불도 푹신했다.

"어때 참 편한 방이지?"

그녀 말대로 전등,방,침대 모든 것이 나에게 딱 맞춰진 방이였다. 이 방의 모든 것이 그녀의 공간이였다.

그러나 내 몸에서 갑자기 불편함이 느껴졌다.

'어라? 갑자기 왜 옷이 불편하지? 비때문에 젖어서 그런가?'

"아, 혹시 옷이 젖은거 같은데 내가 가지고 있는 옷을 입을래? 나는 내 방에 돌아갈거니 오늘은 이만 자도록 해"

그녀는 방을 나간 뒤 나는 그녀가 준 옷을 입었다. 까칠까칠하지도, 매끄럽지도 않은 재질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그래도 빨리 비가 그쳤으면 좋겠네, 난 집으로 돌아가야하니깐'


하지만 내 마음대로 비가 그치지는 않았다. 비는 내일 아침에도 계속 내렸다.

눈을 뜨니 그녀가 수프를 해줬다. 수프는 지금까지 먹었던 어떤 음식보다도 맛이 있었다. 난 그녀의 집안일을 도우며 잡담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5일째 되던 날 그녀가 물었다.

"혹시 집에 돌아가고 싶니?"

"네, 하지만 비가 그쳐야 집에 가죠"

"아직은 여길 집으로 여기지 않네..." "네?"

"아, 아무것도 아니야, 이제 밤인데 슬슬 자러가렴"

그녀는 나를 내 방으로 보냈다. 그렇게 1주일이 또 지났다.


그렇게 그 집에서 시간을 보내며 거울을 봤을 때, 나는 무언가 이상하다 느꼈다.

'내가 이렇게 작았나?'

원래는 그래도 170정도의 평범한 키였으나 지금 키는 눈대중으로 봐도 110까지 줄어든거 같다. 키뿐만이 아니다. 피부도, 머리숱도 어려지고 얼굴도 초등학생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

그렇게 내 얼굴을 보던 중 뒤에서 그녀가 왔다.

"저... 혹시 저 요새 좀 작아진 것 같지 않나요?"

"글쎄? 이 숲에서 너무 오래 지내서 착각한거 아니니? 이것은 당신의 원래 모습이야."

그렇다. 이것은 원래 내 모습이다. 아무래도 내가 착각한 것 같다. 그나저나 요즘 더 일찍 졸리는 것 같아서 내 방으로 몸을 이끌었다.

내 방에 들어가 침대에서 눈을 감았다. 하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무언가 무섭다는 감정이 느껴진다.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었지만 머릿 속에서는 계속 무서운 생각만 든다.

'혹시 침대 밑에서 귀신이 나오는게 아닐까? 창밖에서 납치범이 오지 않을까?'

그렇게 무서운 생각을 15분 정도 하면서 떨고 있는 와중에 여성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자고 있는지 확인하러 왔단다."

그녀는 처음 만날 때보다 더 아름다웠다. 그녀와 함께 하고 싶다.

"저기..."

"응?"

"혹시... 오늘만 같이 잘 수 있나요?"

"흐음... 알겠어. 들어갈게."

그녀가 내 침대로 들어왔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

'따뜻해... 이 심장박동과 숨소리...'

무서움이 사라지고 편안함만 남는다. 날 감싸는 손과 내 얼굴을 간지럽히는 머리카락, 모든 것이 좋았다.

".....엄마"

"...어?"

난, 순간적으로 부끄럽다 생각하고 얼굴을 감춘다.

"하하... 그렇게 불러도 괜찮단다. 앞으로 계속 엄마라고 불러주렴..."

엄마의 말을 마지막으로 나는 잠이 들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엄마를 엄마라고 부르기를 시작했다.

앞으로는 내 침대를 엄마 방에 옴겨서 계속 같이 잘 수 있다. 같은 침대에서는 못 자도 안심이 되기를 시작했다.

그렇게 이 집에서 생활한 지 2달이 지났다. 내 키는 60cm까지 줄어들고 엄마와 3배 넘게 차이가 난다. 밖의 비는 슬슬 그쳐간다. 밖의 비를 보면서 이 집에 들어오기 전의 기억들이 떠오른다.

"...저 엄마? 밖에 비가 예전에 비해 줄었어"

"그래? 이제 날이 맑아지는 건가...?"

"이제 돌아갈 수 있는거야 엄마?"

엄마는 갑자기 말을 멈추었다. 나는 엄마가 2달 전 일을 까먹은 건지 이어서 말했다.

"엄마가 말했잖아. 비가 그치면 돌아갈 수 있다고.."

"돌아간다니...? 너의 집을 떠나서 어디로 돌아갈려고?"

.....

갑자기 머릿속에 있던 무언가가 지워지기 시작했다. 난 어디로 가고 싶던 것이였나...? 엄마와 내 집을 두고 갈 곳이 있었나? 그런 생각을 하던 중 갑자기 쉬가 마려웠다.

'앗. 쉬가... 화장실을 가야...'

-쉬이이이이이.....-

잠시 정신이 멍해지더니 내 가랑이가 무언가에 젖은 느낌이 났다. 아래를 보니 오줌을 지렸었다.

"우우우...."

"앗, 오줌을 지렸구나... 괜찮아. 원래 아기들은 그런거란다."

그렇다. 아기들이 오줌을 지리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부끄러움이 내 머리를 가득 채웠다. 엄마는 나를 욕실로 데려가 씻기고 침실로 안고 왔다.

"아가야..."

"응?"

"아기가 앞으로 쉬야할 수 있는데 이 기저귀를 입는거 어때? 이 공갈젖꼭지랑 같이 쓰면 어울릴거야."

"...어!"

그렇게 내 집에서 지낸 지 1년이 지났다.

그 이후로 나는 기저귀랑 젖꼭지를 쓴 채 엄마랑 계속 집에서 지내고 있다. 지금 나는 최고로 행복하다. 엄마의 사랑을 계속 받으면서 영원히... 영원히... 이 집에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