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당신이 아무리 기억 상실증에 걸렸다고 해도 그렇지, 최면이라는 걸 진짜 믿어?“

“….“


박사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눈앞엔 그저 실에 연결된 동전만이 왔다갔다 하고 있을 뿐이었다.


”…뭐 어쩌라고. 백날 흔들어봐. 진짜 병신이야? 뭐 할 게 없어서 이딴 거나 하고 있어.“

”….“


이번에도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


”아니, 뭐라고 말이라도 해봐. 네가 좋아하는 케오베도 최면은 안 믿겠다, 정말….”


위샤델은 문득 말을 하다 말고, 후드 아래 숨겨진 그의 눈을 바라봤다.

그녀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박사는 눈을 살짝 찡그렸다.


“어쩌라고 진짜…!”


그녀가 슬슬 짜증난다는 듯이 언성을 높이자, 박사는 고개를 살짝 젓는다.


순간, 그녀의 머릿속엔 한 가지 생각이 번쩍인다.

마치 잃어버린 물건을 마지막으로 본 장소가 기억나듯이.


“…너… 너 이 변태새끼… 설마…”


박사는 대답 대신 어깨만을 한 번 으쓱해보인다.


위샤델은 분함에 이빨을 갈았다.

그녀는 눈을 질끈 감고, 머릿속에 떠오른 대사를 내뱉어본다.


“저는… 박사님의…. 충성스런,,, 하 씨발…. 뭐가 됐든 저를 마음대로 써주세요….”


욕설이 절로 나오는 거지같은 대사를 읊조리곤, 위샤델은 조용히 눈을 떴다.


그러자 눈 앞에 흔들리던 동전이 움직임을 멈추는가 싶더니,


툭-


박사는 동전을 그대로 내던졌다.


다음순간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뻗어져 오는 박사의 팔이었다.


“뭐하는 ㄱ….”


뭐라 할 틈새도 없이, 그녀는 곧바로 침대 위에 눕혀진다.


그녀는 말을 하려다가 멈췄다. 아니, 하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박사는 그대로 손을 뻗어 위샤델의 옷을 




까지 썼는데 저녁먹으러 나가야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