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속보

우중충한 던전 어느 속.

 

“어이 테오! 멀뚱멀뚱 서있지말고 어서 이거나 도와!”

 

“네..넵! 알겠습니다.”

 

야윈 듯 어딘가 쾡해 보이는 그의 얼굴은 그림자가 져 있다.

 

쾅! 콰콰쾅!

 

키에에에엑!

 

계속해서 들리는 폭렬음과 귀가 찢어질 듯한 비명소리. 썩은 냄세가 나는 몬스터의 시체속에서 나는 크리스탈을 줍고 있다.

 

“빨리빨리 주우라고! 지금 앞에 두사람 사라진거 안보여?”

 

“당신 때문에 템포 늦어져서 제대로된 돈이나 벌수 있겠수? 크크”

 

내 손에 들려있는 작은 크리스탈 조각. 빛이 바래 색을 잃은 듯 싶지만 자세히보면 무지개빛깔로 곱게 빛나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아.. 이걸로 일곱 개..”

 

나는 한손으로 들고있는 지팡이를 바라본다. 마력 감응도를 체크하기 위해 지팡이에 심어둔 작은 새싹. 어느새 시들어 있는지 바스락거리며 잎의 한쪽이 나가 떨어진다.

 

“스태프값만해도 내 사흘치 식사량인데 암만 장비가 비싸봐야 결국 부서지면 끝이잖아”

 

급격히 암울해지는 나는 기계적으로 몬스터의 심장속 크리스탈을 꺼네는 것 뿐이였다.

 

그러던 중 들려온 소리

 

“그쪽 조심해! 화살 하나 날아간다!”

 

“으아아악!”

 

피쉭!

 

날카로운 화살 끝에 왼쪽 어깨가 꽤뚫린 상황. 엎친대 덮친격 멀리서 다가오는 고블린의 기습에 한쪽 팔이 잘리고 만다.

 

키에에에엑!!

 

“아악!”

 

“허억허억”

 

심장이 빠르게 뛴다.

 

두근 두근

 

왼쪽 팔이 잘린 단면에선 죽을 것 같은 작열감이 올라오며 눈에는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어서 처리해!”

 

“빛의 검이여!”

 

눈부신 검이 고블린의 머리를 단절했다. 피를 내뿜으며 고블린은 그대로 쓰러졌고, 나는 바닥을 구르며 비명을 질러댄다.

 

“아아악! 아아아!”

 

“그대로 가만히 계세요!”

 

“움직이면 이상하게 접합되니깐 조금만 참으세요!”

 

그녀의 손에선 맑고 투명한 빛이 새어나와 온기를 나눠준다. 잘린 팔이 뼈부터 재생되며 살점을 이어갈 때 쯤 고통의 안식이 찾아오는 듯 싶다.

 

“그러다 출혈로 죽으면 어떡하려 그래요! 사람 걱정되게 정말 이럴꺼에요?”

 

“우리 이제 이런거 그만하고 교회에 기도만 드려요 제발..”

 

“당신 아픈모습 볼때마다 제 심장이 옥죄여 온다고요..”

 

눈가에 물이 맺히며 다독이는 그녀는 어릴 때 부터 함께한 그녀는 소꼽친구이다. 성년식에서 각자 직업이 정해지고 그녀는 당연하다는 듯 교회의 보살핌 하에 성녀의 직업을 얻게 되었다.

 

신의 사도이자 어린양들의 천사같은 그녀는 성녀만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스킬 ‘힐’이 존재한다.

 

이 때문에 던전 입장 가능 최소 인원수는 3명이며 그 중 파티의 힐러는 꼭 필요한 존재이다.

 

헬렌의 작지만 가느다라고 부드러운 손이 내 뺨을 흘겨올 때 어두운 던전안에서도 밝게 빛나는 그녀의 눈에 빠져들것만 같다.

 

휴식도 잠시.

 

“테오, 농땡이 그만 피우고 어서 일어나”

 

“거기 너도 부부놀이 그만하고 어서 따라와”

 

매정한 목소리로 외치는 그의 목소리는 우리 파티의 최전선 탱커이다.

 

매정하다고 말할 순 있어도 사실 우리가 저들의 발목을 잡는 셈이다. 어느 마물이 숨어있는지 모르는 미지의 던전속은 항상 경계해야 하며 이렇게 시간을 주체할 순 없다.

 

마음을 굳게 다잡고 다시 일어서자 시선을 피하는 헬렌이 보였다.

 

어째선지 붉게 달아오른 헬렌의 머리를 보곤 힘을 많이썼다 싶다.

 

“헬렌 괜찮지? 나땜에 무리한건 아니고?”

 

“아..아니에요! 얼른 가요!”

 

 

 

❖ ❖ ❖

 

 

 

그렇게 다사다난했던 파티원들과 함께 마침내 던전을 나오게 됐다. 고블린 던전 공략은 성공이였다. 하지만 나는 수입이 많지 않았다.

 

크리스탈은 모두 수거해 파티 기여도에 따른 분배 방식으로 정했으며 기여도가 제일 낮은 나는 10%체 가져가지 못했다.

 

‘내가 주운것만 해도 30개가 넘는데 고작 7개라고?’

 

복잡한 심정 가운데 내 말을 알아 듣기라도 한 듯 이쪽을 째려보는 로버트 아저씨.

 

아저씨에게 기가 죽은 나는 늘 그렇듯 자연스럽게 헬렌을 바라보기 시작한다.

 

그러자 어쩔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서는 헬렌의 모습이다.

 

“정말.. 못말리겠어요 테오!”

 

“나중에 꼭 갚아야 해요?”

 

“응! 꼭.. 꼭 갚을게 정말 고마워”

 

살며시 미소를 짓는 헬렌의 얼굴을 보아하니 아직까지 괜찮은 듯 했다. 매번 이렇게 던전의 공략이 끝나면 나는 항상 부족한 크리스탈의 값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몫을 나누어주는 헬렌은 진짜 천사 그 자체였다.

 

“헬렌 사랑한다!”

 

눈물을 삼키며 크게 안아든 나는 헬렌을 꼭 붙잡는다.

 

놀란 얼굴로 입을 앙다물며 흐느낀 헬렌은 나에게 고맙다는 표시로 부들부들 떤다. 딸기처럼 빨간 그녀의 얼굴을 볼 때는 항상 웃음이 나온다.

 

“헬렌 얼굴이 빨간대?”

 

“언제나 고마워”

 

“모..몰라요 저는..!”

 

이렇게 하루의 큰 비중을 차지한 던전공략이 끝나면 밤이 찾아온다. 제법 쌀쌀한 공기를 맞고 추워질 때 쯤 멀리서 들려오는 헬렌의 목소리가 있다.

 

“테오~ 저녁준비 다 됐어요 어서 먹으러 와요!”

 

“응 바로 갈게 조금만 기다려~”

 

고아원 출신인 나에게 이곳은 집이자 가족 그 자체이다. 어린시절 외로움을 달래주던 헬렌, 출장이 잦아 자주 뵙지 못하지만 아버지 같은 원장님을 보고 있자니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진다.

 

작은 빛의 마법을 의존하며 거실을 밝히는 ‘라이트’

 

빛을 투과하여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스프를 보곤 군침이 넘어간다.

 

“누나 어서 먹어요!”

 

“나 배고파~”

 

“오빠! 오늘도 던전에 간거야?”

 

“형 형! 오늘도 이야기 들려줘!”

 

형형색색 각자 다른 빛깔로 빚어진 아이들의 머리가 보인다. 웃음기 넘치는 목소리와 내가 가장 아끼는 소중한 동생들이기도 한다.

 

“흠.. 형이 말이지?”

 

말을 이어가던 찰나, 어디선가 둔탁한 소리가 들린다.

 

탁!

 

책상을 가볍게 내리쳐 주의를 끈 헬렌

 

“정말.. 다들 잡담은 그만”

 

“얼른 신님께 기도드리고 어서 먹어요!”

 

“네~”

 

하나 둘씩 비슷한 목소리로 합창을 이루어 냈다.

 

 

 

❖ ❖ ❖

 

 

 

국가의 지원금으로 운영되는 시골마을의 작은 교회는 모든 사람들을 받아들이기 번거롭다. 그렇기에 운영비 또한 많이 들며 그에 따라서 각자 묵을 방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고개를 돌려 눈을뜨면 살며시 보이는 그녀의 얼굴이 보인다.

 

오밀조밀 모여든 그녀의 이목구비를 보면 앙 깨물어 주고 싶다는 생각도 잠시 든다. 작지만 오똑 솟은 콧대와 깔끔하게 정리된 그녀의 눈썹과 눈을 보며 잠이 든다.

 

힐끗 보이는 깊은 눈동자.

 

...

 

힐끗 보이는 깊은 눈동자..?

 

“헬렌.. 너 안자고 뭐해?”

 

반쯤 감은 그녀의 눈이 뜨이기 시작한다.

 

“그, 그.. 창밖을 보고 있었어요!”

 

“창밖..?”

 

분명 방 구조상 창문엔 내가 바라보는 방향에 한 개 설치되어 있다. 헬렌이 말하기론 내 뒤에 창문이 하나 더 있다는 말이다. 있을수 없는 일.

 

그렇다면 그녀는 거짓말을 하고있는 것이다.

 

“무슨소리야 창문은 너 뒤에 있는데”

 

“내 뒤에 뭐가 보여?”

 

“모..몰라요! 얼른 자요!”

 

퍽!

 

아랫배에 고통이 몰려온다. 투닥투닥거리던 예전과달리 점점 힘이 붙는 헬렌에게 맞을때마다 억소리 난다.

 

성녀가 이래도 되는것일까...

 

“헤..헬렌..”

 

“응? 왜불러요?”

 

“이..”

 

“이?”

 

“이이...”

 

“이이?”

 

헬렌은 고개를 갸웃하며 의문을 던진다.

 

“이 미친놈!”

 

“!!”

 

“성녀에게 무슨소리에요! 실례입니다!”

 

“그럼 성녀가 때리기도 하냐?”

 

“무..물리적 퇴마입니다!”

 

“허튼소리말고 어른 주무시기나 하세요! 바보..”

 

헬렌은 점점 목소리가 작아지며 말끝을 흐린다. 새초롬하게 올려다보는 헬렌의 눈망울을 보고 있자면 아니나 다를까 자꾸만 동생들이 생각난다.

 

나에게 있어 헬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친구이지만 그와 동시에 지켜야 할 존재이다. 언젠가 강해져 모두를 지킬수 있는 힘을 얻을때까지 분발해야 한다.

 

“지켜야해..”

 

“으음..? 뭐라고 하셨나요?”

 

“아무것도 아니야”

 

“네.. 이제 그만 장난치고 얼른 주무셔요. 내일아침 아침공대있잖아요?”

 

“그렇네, 내일아침 일찍 일어나려면 어서 자야지”

 

“잘자 헬렌”
 
“테오도 잘자요♡”

 

사르르 눈이 감긴다. 포근한 이불과 숨결이 느껴지는 헬렌을 맞대고 있으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기분좋은 감정이 돌며 어느샌가 잠이 든다.

 

 

 

 

❖ ❖ ❖

 

 

 

이른 아침에 모인 헬렌과 내가 있다. 울창한 숲 한가운데 커다란 동굴이 마주보고 있다. 스산한 바람이 느껴진다. 왠지 모르지만 오싹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어어! 마침 잘왔네!”

 

“이야~ 역시 젊은이들 아니랄까봐 어찌 이런 아침 일찍부터 올수 있는겨?”

 

육중한 몸와 희고 거친 수염이 인상적인 러프 할아버지다. 어릴때부터 함께 지내던 할아버지라 이번 파티는 큰 어려움 없이 지나갈 듯 하다.

 

어린시절 위험에 있어 도와주는 러프 할아버지께 늘 신세지고 있다. 현재 우리의 방어구 또한 할아버지가 직접 손봐준것이다!

 

할아버지의 쾌활한 성격도 한목하여 주변 사람들의 평판이 나쁘지 않은 듯 하다.

 

“이번에도 색시 데리고 온거야?”

 

“난 자네들이 떨어져있는 모습을 못봤어 껄껄”

 

“오늘도 열심히 해보자고!”

 

“아이참.. 러프 할아버지도..”

 

러프할아버지의 이상한 개그에 한 마디 얹지는 헬렌을 보면 이상한 기분이 든다.

 

또 얼굴이 빨갛다. 아침에 술먹고 왔나? 그전에, 성녀가 술도 마실수 있나?

 

바보같은 질문의 응답을 속으로 내던 도중 러프 할아버지의 말이 들려온다.

 

“장난은 여기까지하고! 자네들과 이번 던전을 함께해서 정말 영광이라네”

 

“이 파티를 이끌 공대장이 된 만큼 내 책임지고 그대들을 도와주겠네!”

 

와아아-

 

역시 러프 할아버지다. 과거 용병 출신답게 사기를 끌어주는게 심상치 않다. 더군다나 말만 듣던 나까지 고양감이 차오른다.

 

이게.. 파티라는건가..?

 

늘 멸시와 핍박만 받아오던 나에게 있어 새로운 충격이였다. 파티는 아는사람하고 하는게 제일인거 같다!

 

존경의 눈으로 러프할아버지를 바라보던 와중 멀리서 발걸음 소리가 들린다.

 

성큼성큼-

 

평소답지않게 빠른걸음으로 걸어가는 헬렌.

 

“헬렌..! 같이가 오늘 왜이렇게 빨리 걸어”

 

“흥..! 몰라요”

 

“모르겠다니.. 헬렌은 아는게 없는거야?”

 

“모르면 모르는거에요! 흥!”

 

오늘따라 많이 삐진상태다. 아침부터 왜이럴까? 이러다가 힐을 안해주면 곤란한다. 축축한 동굴안에서 사냥한다는 시도 자체가 기분이 나쁜데 헬렌까지 덩달아 나빠지면 안된다.

 

벌써부터 파티 전멸의 진조가...

 

콰과광!!

 

키에에에에에엑!!

 

스륵 슥!

 

키엑!

 

한 마리, 두 마리씩 고블린을 처치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였다.

 

여기서 부터인가? 불길한 기운이 느껴지는 곳이. 동굴 입구에 불던 스산한 바람은 더욱 거세졌고 바람에 맞지 않게 동굴은 깊이 들어갈수록 점점 더 습해져만 간다.

 

모든게 맞아떨어지지 않는 모순적인 상황이 나만 느껴진게 아닌 듯 하다.

 

평소와 달리 눈매가 가늘어진다. 잔뜩 긴장감에 굳어있던 헬렌과 나에게 러프할아버지가 말을 걸어왔다.

 

“잠깐, 느낌이 안좋아.”

 

“네? 무슨 소리에요?”

 

“이상하지 않아? 깊이 들어갈수록 바람은 거세지고 반면에 동굴은 점점 습해져가”

 

“마치.. 동굴안에 커다란 공간이 있는것처럼..”

 

동굴안에 커다란 공간? 좁디 좁은 동굴안에 더 이상의 커다란 공간은 있을수 없다. 만약 러프할아버지의 말이 사실이라면 어서 던전을 빠져나가 길드 상부에 알려야한다.

 

“러프 할아버지.. 이거 위험한거 아니에요?”

 

말이 끝나는 잠시

 

쿵!

 

던전의 벽이 무너졌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연기가 흩뿌려진다.

 

“테오! 테오!”

 

“테오 괜찮죠?”

 

멀리서 나지막하게 헬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애처롭게 내 이름을 부른다.

 

“테오! 정말 괜찮은거 맞죠?”

 

“곧 꺼내드릴테니 걱정하지 말아요!”

 

“흐윽 흑..”

 

또 우는 건가? 헬렌은 눈물이 많아 걱정이다. 그나저나 이 동굴 정말이지 부자연의 연속이다. 거센 바람, 습한 동굴, 그리고 딱 우리 사이를 갈라놓은 정확한 잔해들. 누군가 함정을 파놓은건가?

 

러프할아버지 파티와 내가 완벽히 고립된 지금, 현재 내가 해야할건 숨죽여 기다리는 것인가? 방금 잔해들이 무너지면서 큰 소리가 났다. 주변에 있는 마물들이 그 소리를 듣고 놀라지 않았음 한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저 멀리 어두운 깊은 곳에서 붉은색 안광이 빛춰진다.

 

나는 눈매가 가늘어지며 입이 일자로 만들어졌다. 이건 보나마나 전투상황의 돌입이다. 항상 헬렌이나 할아버지께 도움을 받는 과거와 달리 지금은 눈앞에 있는 알 수 없는 마물과 싸워야한다.

 

이마에 식은땀이 흐른다.

 

크와아아앙!

 

불현 듯 갑자기 나타난 케이브베어 앞발을 치켜세우고 나를향해 공격을 했다.

 

“케이브베어?! 이런 고블린던전속에 이런 마물이 왜 있는거야!”

 

쿠쾅!

 

옆으로 굴러 피하려 했지만 망할 다리는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아 치명상을 입었다.

 

“헉..! 테오! 무슨일이에요?”

 

“안쪽에서 큰 소리가 들려요! 별일 없죠?”

 

“러프할아버지이... 할아버지! 이거좀 어떻게 해봐요 흐윽흑..”

 

안절부절 못해 난리난 헬렌

 

“이 소리는 케이브베어? 어째서 그놈이 여기를..!”

 

“그렇다는건 주변에도 곰이 있다! 여기서 빨리 벗어나는게 최선이야!”

 

“그게 무슨소리에요 할아버지! 안에 테오가 있다구요!!”

 

“안돼! 테오군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지만 여기서 더 오래 지체하다간 우리까지 죽는단 말야!”

 

“아악! 싫어요! 나 테오두고 못가요!!”

 

다리에 힘이 풀린 듯 보이는 헬렌은 그 자리에 주저 앉아 버렸다. 러프의 말대로 이곳저곳에서 붉은생 안광이 서서히 빛나기 시작하며 어쩔수없이 러프는 헬렌을 업고 달아나기 시작했다.

 

“안돼..안돼...! 테오!”

 

“나 테오랑 같이 있을래애애!”

 

“너까지 죽게 놔둘순 없다”

 

“할아버지 미워! 할아버지 미워이 흐윽..”

 

툭툭-

 

가녀린 손으로 애써 러프의 등을 쳐보지만 테오가 갇힌 동굴속의 결과는 달라지는게 없었다. 황급히 헬렌과 러프, 그리고 파티원들과 동굴에서 도망에 성공했지만 헬렌의 얼굴에선 생기가 죽어 있었다,

 

 

 

 

❖ ❖ ❖

 

 

 

 

“하악..하..”

 

항상 팔이 잘려나가고 복부를 꽤뚫던 고통이 익숙해질만 했지만 이렇게 한번에 공격이 몰려든 것은 처음이다.

 

곰은 불안한 듯 이곳저곳 마구잡이고 공격하기 시작했고 나는 그곳에 있어서 공격에 휘말렸다.

 

크워워어엉!

 

정말로 체력이 바닥났다. 시야는 흐릿해지고 몸은 차가워진다. 그래도 난 마법산데.. 일말의 저항하나 하지 못하고 죽는다니 꼴이 우습다.

 

그세 지나쳐가는 동생들 러프할아버지와 마지막으로 헬렌의 모습이 떠오른다. 마지막으로 좀 더 잘해줄걸, 헬렌과 사과도 못하고 헤어진다는게 아쉬울 뿐이다.

 

곰은 지쳤는지 눈앞에 있던 테오를 물으러 돌진한다. 마침내 이제 죽나 하던 시점 눈앞의 곰은 멈춰있었다.

 

“뭐지..?”

 

아니 멈춰있는 것이 아니다.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고 있다.

 

미세하지만 조금씩 움직임을 보이는 케이브베어.

 

불현 듯 눈앞에 펼쳐지는 어느 창 

 

[당신은 죽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살 수 있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야..? 눈앞에 띄어진 이 창은 뭐고”

 

“뭐가뭔지 모르겠어”

 

[당신은 사랑의 여신 비너스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모두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여신 비너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당신은 여신 비너스의 뜻대로 강제 소생됩니다.]

 

“잠깐 강제소생? 그게 무슨말이야”

 

[잠시후 강제소생이 진행됩니다.]

 

[3.. 2...]

 

[1...]

 

눈부신 빛이 내 시야를 덮었다. 그리곤 눈을 떳을땐 교회 식탁 앞이였다.

 

...

 

“형 형! 오늘도 이야기 들려줘”

 

탁-

 

“이쯤하고 얼른 기도 드려야죠!”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지? 난 분명... 눈앞의 케이브베어를 보고 죽을뻔 했는데..

 

“무슨 그리 심각한 고민을 하시는건가요?”

 

헬렌은 심히 걱정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나저나.. 헬렌 머리위에 보이는 저 숫자.. 도대체 무슨 의미지..?

 

후웅후웅-

 

나는 헬렌의 머리위를 손짓한다. 이상한 눈으로 바라본 동생들과 뺨을 붉히는 헬렌.

 

“아..아이들이 보고있잖아요..!”

 

“안을거면 저랑 조용히 방에서..”

 

헬렌의 목소리가 기어들어간다. 헬렌은 또 이상한 착각을 하는걸까?

 

“오빠! 뭐해? 나 배고파 얼른 저녁 먹자!”

 

이상하다.. 동생들에게는 각자 24.. 41,,, 35 등 다양한 숫자가 보이는데

 

헬렌의 머리위에는..

 

[헬렌 : 999]

 

999? 뭐를 의미하는 거지? 그나저나 곰의 습격에서 살아남고 그 비너스인가 버니스인가 하는 이상한 여신이 있고 그 다음엔...

 

으아 머리아파 오늘은 너무 지친다,

 

저녁은 간단히 먹고 침대에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

 

끼익-

 

조심스래 들어오는 헬렌

 

“테오.. 괜찮아..?”

 

“많이 힘들어보이는데 별일 없지? 혹시 갑자기 잠이 온다거나 몸이 찌뿌둥하다거나..”

 

“으음? 아니야 괜찮아. 그냥 갑자기 일이 생각나서 그래”

 

나는 애써 걱정하는 헬렌을 달래고 눈을 붙이려 했다.

 

“정말 괜찮은거 맞지?”

 

“괜찮다니까~”

 

“웅..”

 

언제나처럼 옆에 딱붙어있는 헬렌의 온기가 느껴진다.

 

그렇게 깊은잠에 빠지려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자 무슨 소리가 들린다.

 

띠링-

 

[상태이상의 마법이 감지되었습니다.]

 

[‘여신 비너스의 축복’ 효과로 모든 상태이상의 면역이 됩니다.]

 

[해독중...]

 

[해독완료! 강제수면의 해독이 끝났습니다.]

 

강제수면..? 이게 무슨소리지?

 

사부작 사부작-

 

부드러운 이불속 무엇인가 꿈틀거린다.

 

갑작스러운 메시지와 움직임이 긴장되어 몸이 잠깐 굳었다.

 

자신의 몸에 무겁지 않은 어느정도의 중압감이 느껴진다.

 

“하아.. 테오,, 테오,,.♥

 

“스읍- 하, 스읍-♥

 

??! 헬렌이 갑자기 내 위에 올라타더니 목덜미를 물며 향을 맞기 시작한다.

 

“으응..♥ 테오♥ 테오오..♥

 

그녀의 간지러운 숨결이 가슴에서부터 시작해 천천히 목으로, 끝내 입가에 도착했다. 분명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란 것을 빠르게 인지한 난 여전히 계속 잠든척 했다.

 

“하♥ 테오.. 어리년한테 둘러쌓이니깐 좋아? 응? 좋아?♥

 

“우리 테오..♥

 

어느덧 갑자기 축축해진 고간, 그녀가 조심스레 들썩거리며 비비기 시작한다.

 

“하아♥ 테오,. 하아 테오...♥

 

“씨발.. 테오..♥

 

“씨발 좋았냐고.. 응?”

 

“난 좆같았는데 우리 테오는 기분 좋아보이더라?♥

 

“아까 던전에서도 나 없으면 죽을뻔한 주제에..♥

 

“나없으면 평생 못살아♥ 항상 내 곁에 있어야 해.. 하아♥

 

“으응!♥

 

“테오.. 테오..♥ 사랑해♥, 응 츄♥

 

그녀의 뜨거운 입김이 나의 입술에 노크한다. 말랑한 감촉이 예민하게 느껴진다.

 

시작은 버드키스. 애정을 갈구하듯 살며시 입을 똑똑 두드린다.

 

“츕.. 츄♥

 

“하아♥ 응..”

 

점점 숨이 거칠어지며 결국 그녀의 입속에선 꿈틀거리는 무엇인가 내 입을 뚫고 들어온다.

 

“츄룹♥ 춥.. 하아..♥

 

“으응..츄♥

 

“하 씨발♥ 하앙♥

 

“츄룹 츕♥..흐응♥

 

어느샌가 바지가 벗겨져 있다. 언제 벗은거지? 휑해진 밑을 느끼기엔 이미 늦었다.

 

그녀의 균열이 나의 고간을 누르고 있다.

 

그러자 살며시 귀두쪽의 압력이 느껴지더니 천천히 헬렌의 보지에 감싸진다.

 

“하악.. 하..♥

 

“다.. 들어갔어♥ 역시 테오는 자지도 훌륭해♥

 

“하.. 씨발 테오야!♥

 

쿵떡쿵떡-

 

“아앙♥ 하..하앙♥ 내꺼야.. 테오는 내꺼야...♥

 

실눈으로 본 그녀의 눈은 마치 생기를 잃고 광기에 절여진 미친사람처럼 보였다. 정말 내가 알고 있는 헬렌이 맞을까? 난 꿈을 꾸고 있는 걸까?

 

생각에 잠깐 잠들었지만 아래쪽에서 몰려오는 사정감에 못참고 헬렌의 보지에 싸버렸다.

 

“으으응♥ 하아,,♥

 

“앗.. 뜨거워,,♥

 

“테오야..♥ 좋았어?”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테오..♥ 좋았냐고.. 응?”

 

“씨발 내가 묻고 있잖아..♥

 

“한 번 더 박아줘? 지금 아양 부리는거지♥ 귀여워라♥

 

혼잣말을 하는 듯 했던 헬렌의 마지막말을 듣기 전까진 나는 잠든척을 하려했다.

 

“하.. 안자고 있는거 안다고 내가 모를거 같아?”

 

“안돼겠다. 이렇게된거 조금만 즐길게♥

 

“아앙♥ 하으윽..♥

 

쿵떡쿵떡-

 

...

 

그렇게 날이 밝도록 쥐어 짜이던 나는 헬렌에게 공포감을 느꼈다.

 

헬렌은 즐겁다는 듯 기분좋은 표정을 짓고선 나에게 주술을 걸었다.

 

[경고! 정신이상의 공격이 옵니다.]

 

[해독중...]

 

[해독 불가]

 

[기억조작의 내성이 생깁니다.]

 

[...]

 

 

 









급히 생각나서 끄적여 봅니다. 연재주기는 내가 하고싶을때...


꼭꼭 씹어먹기.. 뱉지 않기.. 나랑 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