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스트레가, 그리고 옌과 시엘

- 이번 시리즈는 구상한 전체 스토리에서 중간 부분을 먼저 쓴거라서 상황 설명이나 묘사가 불친절한 부분이 다소 있음. 앞부분도 최대한 빨리 올려 볼테니, 감안하고 읽어주라.

- [야차의 법도] 스포일러 일부 포함!

- 첫 창작이라 오탈자가 많거나, 문단 사라졌을 수도 있음. 댓글로 알려주면 류드밀라(제 아내에오)가 감사함.

- 돼지처럼 넣고 싶은거 다 넣으면서 구상하다 보니까 볼륨이 커져서 천천히 올라올 듯

- 부족한 글 읽어줘서 정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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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가, 그리고 옌과 시엘

 

 “유나야, 휴식 끝나면 빨대랑 티슈 좀 채워 줄래?”

 “아, 벌써 시간이……. 알겠어, 잉그리드!”

 유나가 시간을 확인한 뒤 대답했다. 슬슬 자리에서 일어나 근무 준비를 하러 돌아가야 했다. 떠나기 전에 옌과 시엘에게 감사 인사를 하는 것도 물론 잊지 않았다.

 “오늘 상담해 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손님들 덕분에 고민이 좀 해결된 것 같아요.”

 유나가 양 옆의 소녀들에게 고개를 살짝 숙이며 말했다.

 “저희도 좋아서 한 일인걸요. 아카데미의 학생들에게는 들어보지 못한 고민이라 제게도 유익한 시간이었답니다.”

 “서비스로 나온 디저트도 맛이 아주 훌륭했다오. 큰 일을 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구려.”

 “부담 갖지 말고 가져가세요. 이렇게 오래 붙잡고 있었는데 이 정도는 해 드려야죠.”

 “그러면 감사히 받을게요. 슬슬 우리도 일어날까요, 시엘? 너무 오래 있으면 정말로 땡땡이가 되어버릴 거에요.”

 “그게 좋겠구려.”

 세 명의 소녀들이 웃으며 테이블에서 일어났다. 옌과 시엘이 문을 열고 카페를 나섰다. 유나와 잉그리드도 밖으로 나와 배웅했다.

 “감사합니다, 안녕히가세요!”

 “잘 들어가고, 다음에 또 들러! 학생들한테 홍보도 해주면 더 좋고~”

 “후훗, 네 그렇게 할게요.”

 “점원 낭자들도 잘 지내시오.”

 인사를 마친 소녀들이 몸을 돌리려는 찰나, 갑자기 섬뜩한 분위기를 풍기며 땅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침식 현상과 비슷한 느낌을 받은 옌이 워치를 보니 CRF 소모량이 변한 증가해있었다. 중심을 잃고 쓰러지려 하는 유나를 시엘이 잡아주었다.

 “가, 감사합니다…….”

 “우왓! 지진인가? 갑자기 무슨 일이야!”

 잉그리드가 놀라 소리쳤다. 그 때, 갑자기 시엘의 발 밑에 수상한 보랏빛 문양이 나타났다. 정체는 몰라도 위험한 것임에는 분명했다.

 “앗! 위험해요!”

 늦지 않게 알아챈 옌이 둘을 문양 바깥으로 밀어냈지만, 그 반동으로 본인이 문양 위로 넘어지고 말았다.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실수였지만, 지진 탓에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해 벌어진 사고였다. 문양은 점점 더 밝아지더니 이내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을 만큼 눈부신 빛을 뿜어냈다. 빛이 밝아지는 만큼 불안한 기운도 커졌다.

 “옌!”

 “저는 괜찮으니까 물러나요! 이 감각은, 다이브 할 때와 비슷…….”

 최대치로 밝아진 문양이 주변의 공기를 세차게 빨아들이고 있었다. 거센 바람 소리에 옌의 목소리가 완전히 묻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 몇 초 지나지 않아,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옌이 사라졌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멍하니 서 있는 세 명의 소녀들과 바닥이 뜯어져 떨어진 자국만이 남아있었다.

 “무슨 일이야! 너희들 괜찮니?”

 “세라펠이야? 그년이 본색을 드러낸 거지?”

 라우라와 에블린이 문을 걷어차듯이 카페 밖으로 뛰쳐나왔다. 어느새 그녀들의 유니폼은 마녀 복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금방이라도 무기를 소환할 태세를 갖추고 있는 모습에서 평소에는 느낄 수 없는 박력이 느껴졌다.

 “모르겠어! 갑자기 이상한 문양이 나타나서 우릴 덮쳤다고!”

 “라우라, 에블린! 나를 구하려다 손님이……!”

 “옌…… 이게 대체 무슨……!”

 “세라펠 이 개자식! 가만 안 두겠어!”

 “잠깐! 진정해, 라우라. 감시카메라를 확인해봤는데 세라펠은 계속 가만히 있었어. 적어도 이번엔 말이야.”

 “미리 무슨 수작을 부려 놓은 거야! 역시 어떻게든 쫓아내야 했어.”

 “세라펠이 진짜로 사고를 칠 거였으면 이렇게 번거롭게 일을 벌이진 않았을 거야. 그럴 성격도 아니고, 그럴 필요도 없으니까.”

 크게 흥분한 라우라를 에블린이 진정시켰다. 분하지만, 에블린의 말이 맞았다. 세라펠이 그럴 마음만 먹으면 자신들은 물론이고 이 일대가 순식간에 먼지 한 톨 남지 않고 소멸할 것이었다. 애초에 마녀들이 살던 세계를 완전히 박살을 내놓은 장본인이었다. 그녀가 아무리 약해졌다고 해도 이런 번거로운 방법으로 수작을 부릴 이유가 없었다.

 “그러면, 누가 이런 짓을 벌인 거야?”

 “모르겠어. 일단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정확하게 확인해 보자.”

 “……아마도 본인을 노린 것이오. 문양은 정확히 내 발 밑에 나타났소……. 옌과 점원 낭자들은 그저 휘말린 것일 뿐이오. 전부, 본인의 탓이오…….”

 “손님 탓이 아니에요! 저를 도와주려고 하다가 못 피하신 거잖아요!”

 “맞아, 맞아! 나쁜건 이런 짓을 벌인 녀석이지!”

 시엘이 이를 꽉 깨물고 분한 표정으로 자책했다. 유나와 잉그리드가 그렇지 않다며 그녀를 옹호했다. 그 때, 공중에서 종이 한 장이 팔랑거리며 떨어졌다. 에블린이 손을 뻗어 공중에서 잡아챈 그것은 짧은 문장이 인쇄된 쪽지였다.

 ‘시엘을 구하고 싶다면 아래의 좌표로 혼자서 와라.’

 쪽지의 써진 좌표에는 심도도 함께 표시되어 있었다. 좌표가 가리키는 장소가 이면세계라는 뜻이었다. 끌려간 것은 옌임에도 쪽지에 시엘을 구하러 오라고 적힌 것을 봤을 때, 쪽지는 일이 벌어지기 전에 미리 인쇄해 놓았을 것이다. 단순한 사고나 우발적인 범행이 아니라, 시엘을 노린 계획적인 납치라는 의미였다.

 “이면세계로 오라니……. 일단 학교측에 알리고, 근처로 가는 함선이 있는지 알아봐야겠소.”

 혼잣말을 하던 시엘이 바로 자리를 떠나려 하자, 에블린이 그것을 말렸다.

 “잠깐만, 손님. 진정하고 설명부터 해주지 않겠어?”

 “미안하오, 시간을 지체하면 옌이 위험할 수도 있소. 심도가 그리 깊지는 않지만 빨리 구하러 가야 하오.”

 “일단 머리를 좀 식혀. 방금 그런 모습을 보인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라우라도 소녀를 말리며 말을 이었다.

 “변변찮은 장비도 없이 사람을 이면세계로 보내버릴 수 있는 기술이라니, 들어본 적도 없어. 갑작스런 상황에 마음이 급한 건 알겠지만 이럴 때일수록 침착해야 해.”

 “그래도…….”

 “그래도가 아냐! 유나가 다칠 뻔 했고, 우리 가게 문도 저렇게 만든 자식이라고! 우리도 관계 없지 않아!”

 “맞아요, 저희도 도울게요!”

 가게 문은 라우라가 나오다가 망가뜨린 것이었지만 굳이 그것을 지적하는 이는 없었다. 범인을 잡으면 진짜로 배상을 청구할 작정이었다.

 시엘이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스트레가 직원들을 바라보며 고민했다. 어른 두 명은 꽤나 실력이 좋은 카운터처럼 보였고, 도움이 절실한 상황인 것도 사실이었다. 다들 친절하고 의로운 자들이었기에, 평범한 사건이었다면 흔쾌히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 보답이라면 다시 카페에 들러 매상을 올려주는 것으로 얼마든지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다만, 상황이 너무 위험했다. 이들이 자신 때문에 휘말려 다치거나, 혹을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도움을 청하는 것이 꺼려졌다. 이런 고민을 하는 중에도 시간을 계속 흐르고 있다. 불행하게도, 시간은 시엘의 편이 아니었다.

 그리 길지 않은 고민을 끝낸 시엘이 입을 열었다.

 

(링크 추가예정)

루트1. 옌의 구출을 도와달라 부탁한다.

https://arca.live/b/counterside/106373769?p=1

루트2. 늦지 않도록 바로 출발한다.

https://arca.live/b/counterside/1063748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