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람이 말하기를 ‘천당(天堂)이 없다면 그만이겠지만, 있다면 군자가 올라갈 것이며, 지옥이 없다면 그만이겠지만, 있다면 소인이 들어갈 것이다. 지금 사람들이 어버이가 죽으면 부처에게 비는 것은, 그의 어버이를 군자로 여기지 않고 악을 쌓은 죄있는 소인으로 여기는 것이니, 어버이를 대우함이 어찌 그렇게 박(薄)한가. 혹이나 그 어버이가 실로 악을 쌓아 죄가 있다면 어찌 부처에게 뇌물을 주어서 죄를 면할 수 있겠는가.’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은 천년 뒤에도 부처를 받드는 자에게는 경계가 될 만한 말입니다. 우리의 선왕에게 무슨 죄고(罪辜)가 있어서 부처에게 뇌물을 주고 면하기를 바라며, 또 흥천사(興天寺)의 부도(浮屠)가 화재를 입었을 때 전하께서 진노(震怒)하시어 유생이 불을 놓았다고 하여 옥에 가두고 신장(訊杖)을 치곤 하셨으니, 선비를 높이고 도(道)를 존중하시는 뜻이 어디에 있습니까?


- 중종 5년 12월 19일 기사 -



굳이 부모의 극락왕생을 빈다는 건 자기 부모가 소인이라 지옥갈거라 생각하는 거니 불효다

기도 좀 드린다고 죄인을 용서해주고 천당에 보내주면 뇌물 받는 탐관오리다


 전자는 몰라도 후자는 꽤 설득력 있는 주장인듯

예시는 불교지만, 기독교, 이슬람 포함 사후세계는 미덕을 바탕으로 도덕적 심판을 하지만 신을 믿으면 사후세계에서 구원을 받는다는 교리가 포함된 종교는 모두 포함됨. 다만 당당하게 저희 신은 탐관오리라 헌금 순으로 천당 끊어줌 하는 기복신앙은 해당 안됨



+유교만 이런 주장을 한건 아니고 플라톤의 대화편 "에우틔프론"을 보면 기복신앙에서의 '신실함'이란 신과의 흥정 거래 기술로 환원된다는 말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