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에서 양복 입고 페X하면서 어그로 끌고 싶었는데, 연장점검 덕에 실패했으니 과금체계 썰이나 좀 끄적여 봄


리니지류는 수집형이 아니기에 제외함. 그리고 천장 없던 확밀아 어쩌구 할배 시절 이야기도 배제함.




1. 수집형 가챠겜 BM의 두 가지 유형


현행 수집형 가챠겜의 과금 체계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고 봄



최고 등급 확률천장 횟수이월 여부비고
유형1: 고확률-고천장3~4%200~300회불가천장식이라 부름
유형2: 저확률-저천장0.6~0.8%60~80회가능반천장식이라 부름


유형1은 순수 가챠에 천장을 넣은 클래식한 스타일이고, 유형2는 흔히 말하는 원신식(미호요식) 과금 체계임.


1의 예시는 대략 니케(일부 이월), 블루아카 같은 게 있고 2의 예시로는 원신, 붕스, 그리고 우리 페X도 여기 포함됨.


주저리주저리 써 놨지만 수집형 가챠겜 짬 좀 있는 사람은 딱 보면 감 잡을 거라고 생각함.


반대로 페르소나 원작만 즐기던 콘솔맨에게는 좀 생소한 썰일 지도 모르겠다.


*가끔 최고 등급 0.8퍼에 천장 300짜리에 이월 불가인, 소비자에게 불리한 요소만 잔뜩 모은 괴상한 게임도 있긴 함. 페그오라고...


그러나 페그오는 게임이 아닌 소설이기에 논지에는 아무 문제 없다.


절대 내가 알퀘이드 조져서 하는 말이 아니다.




2. 유형1: 고확률-고천장 시스템


사실 천장 시스템이 처음 생겼을 때만 해도 일종의 구제책, 폭사 방지책에 가까웠음.


게임사 측에서 내놓은 타협안 같은 거지. "그래도 이만큼 질렀으면 명함은 줄 테니까 게임 접지 마. 니가 접으면 결국 내가 손해임" <- 이런 느낌


천장 기준이 300뽑-10연차당 3만원으로 계산했을 때 약90만원-이라는 일반 상식에 비추어 보았을 때 터무니없는 액수인데다, 3퍼 기준 300뽑 시 1개도 획득하지 못할 확률은 0.01075%라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천장은 진짜 말 그대로 '구제책'이었음.


0.01퍼가 어디 말이냐 똥이냐 싶지만 확률놀음이란 참으로 ㅈㄹ맞은 법.


정정당당하게 지갑으로 승부했던 클래식 가챠 게이머의 천장은 념글티켓이 되기에 가히 부족함이 없다고 평할 수 있겠다.


다만 요즘 시대에는 명함을 목적으로 300뽑을 넣을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돈독이 오른 게임사들이 돌파라는 명목으로 멀쩡한 캐릭터의 팔다리를 잘라 내놓기 시작하면서(솔직히 콘솔겜의 DLC팔이 상술과 뭐가 다른가 싶다), 300뽑 이상 지르는 건 보통 그 캐릭터의 끝을 보겠다는 뜻이 있어야 가능한 일임.


물론 현실은 풀돌은커녕 그 절반은 가냐 싶다. 이쯤 되면 천장은 천장이 아니라 돌파 1개 늘려주는 징검다리 같은 게 되는 거지.


각설하고, 게임 간 파이 잡아먹기 싸움이 된 요즘 시대에는 유형1의 게임도 나름 이런저런 타협을 했다. 예시는 다음과 같다.


1) 패키지 팔이


전통적인 상술이지만, 그만큼 검증되고 효과적인 수단임.


무과금 - 월정액(+패스) - 소중과금 - 핵과금 중 소중과금을 타깃으로 한 상품으로, 잘만 설계하면 오히려 흑우들로부터 혜자팩이라고 칭송을 듣기도 함.


왠지 안 사면 손해 같은 느낌이 들다 보니, 월정액러를 소중과금으로 유도하는 효과도 있어서 게임사 입장에서는 매출 신장에 효과적임.


(후술하겠지만 페X은 이 패키지 단가를 저렴하게 만들어 소과금러 풀을 넓히는 전략을 취하고 있음)


2) 정가 마일리지 시스템


전통 있고 긍지 높은 유형1은 이월 같은 소인배의 놀음은 하지 않는 것이 국룰이었지만


반천장 시스템이 뜨고 난 다음부터는, 대놓고 이월 시스템을 채택하거나 마일리지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의 타협을 하는 경우도 많아짐.


이 분야에서 대표적으로는 가테, 니케가 있음. 개인적으로 평가하자면, 니케가 개창렬게임이라고 부르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봄.


이렇게만 보면 '고확률-고천장 시스템 그리 나쁘지 않은데?'라고 생각하는 흑우도 있을 거다.




실제로 니케가 승승장구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적당히 타협만 하면 유형1도 의외로 나쁘지 않다.


고확률이라 리세하기도 좋아서 유입이 잘 들어온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이 유형1: 고확률-고천장 시스템에서는 아주아주 치명적인 단점 하나가 있는데


확률이 높은 만큼 비틱새끼들이 설치기 딱 좋은 구조라는 거다


누구는 패키지 질러서 뽑고, 누구는 패키지로는 모자라 트럭 박아서 뽑는데, 듣도 보도 못한 겜알못 뉴비가 딸깍해서 비틱질한다?


이러면 돈 쓴 놈들은 얼마를 썼건 간에 존나게 꼬와짐. 완장들이 월급 300받는 이유가 다 있다 이말이야.




3. 유형2: 저확률-저천장 시스템


가챠에 미친 게임사들이 유저 등골을 쪽쪽 빨아 먹던 2020년, 원신이 혜성같이 등장했다.


비록 지금은 각종 이슈와 기싸움으로 ㅈ박았지만, 출시 초기의 원신은 기존의 폰게임의 상식을 파괴하는 그래픽으로 업계에 긍정적인 의미의 쇼크를 선사했다. 가히 데레스테의 첫 출시를 연상케 할 정도.


동시에 0.6퍼라는 충격적인 가챠 확률로 유저에게 쇼크를 줬다.


자연스레 "0.6퍼따리 짭젤다 웨함?" 소리가 나오는 것도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원신 안 하는 사람이 보기에는 꽤 합리적으로 들리는 주장이니까.


하지만 나를 비롯한 오픈 유저들은 의외로 만족했음.


다들 알다시피 미호요식 반천장 시스템은 "아 모르겠고 천장 찍으면 5성 주긴 준다고. 75% 확률(기대값 포함)로 니가 원하는 거 가져가셈" <- 이런 느낌임.


이 시스템의 핵심은 월정액&일일퀘 깨면 하루 1뽑 가량을 준다는 데 있음.


미호요의 메시지는 명확함.


"다 뽑지 말고, 비틱할 생각 하지 말고, 매일매일 꾸준히 게임하면, 월정액도 가챠 배너 2개 당 1번은 천장 칠 수 있게 해 줄게


50% 반천장이라 날렸다고? ㅉㅉ 그래도 담번 픽업은 확정이니까 걍 참아. 이벤트로도 찔끔찔끔 뿌리긴 하잖아.


그리고 우리가 무슨 200이니 300이니 이런 인정머리 없는 천장이 아니잖아? 솔까 운 ㅈ박아도 150이면 천장이니 쟤들보다 싸잖아 ㅇㅇ"

 

...이게 의외로 말이 된단 말이지.


뭐 반박하려면 말이 되긴 하는데(거긴 3퍼고 느그는 0.6퍼잖아), 그래도 어쨌건 애정캐의 명함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확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장점임.


중요하니까 두 번 말함. 적어도 명함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확정적'으로 가져감.


이건 기존의 0.01퍼에 속하는 구제책 목적의 천장과는 조금 다름. 정가에 더 가깝지. 


주머니 사정 가벼운 중국 애들 대상으로 만든 BM인데, 이게 막상 해보니 의외로 꽤 괜찮단 말이지.


월정액~소과금러 입장에서 200천장이니 300천장이니 하는 건 언감생심 거들떠도 안 봄. 기껏해야 100뽑 150뽑 모았다가 가챠 폭망하면 걍 접어버리고 말지.


하지만 이월되는 60~80반천장은 이야기가 다름. 일퀘 따박따박 하면 어쨌건 가시권에 들어오는 수치임. 설령 픽뚫로 날렸다 쳐도, 담번에 나오는 매력적인 신캐는 확정으로 가져감.


가챠라는 불안정한 확률놀음 시스템이, 낮은 천장 시스템을 통해 '안정적이고 확정적인' 정가로 인식되는 거임.


게다가 소위 '월광' 캐릭이 없는 것도 굳이 따지자면 유형2의 장점임.


유형1로 장사하던 게임사가 돈 더 벌고 싶어서 월광이니 필그림이니 하는 기존 상위 등급보다 위에 등급을 만들어 팔아먹는데,


아직까지 유형2가 그랬다는 케이스는 본 적 없음.


자꾸 원신 이야기만 해서 미안한데, 대놓고 OP인 집정관급 캐릭터를 상위 재화(월광 뽑기)나 보다 낮은 확률(필그림)으로 내진 않잖아?


그런 게임 해봐서 암 ㅈㄴ 꼬움.


물론 세상만사가 다 그렇듯 장점만 있을 리가.


유형2에도 단점은 있다.


명함 따는 게 쉽고 안정적이다 보니, 게임사가 멀쩡한 팔다리를 잘라 1돌 2돌에 붙이는 경우가 엄청나게 늘어났다는 거다.


딜 차이만 나면 말을 안 해. 구조적으로 의도적인 결함을 만들어 돌파를 강제하는 경우가 다반사임.


풀돌에 기상천외한 개사기옵 달아준다? 그건 문제가 안됨. 서버주는 그럴 자격이 있으니까.


하지만 게임사는 소과금~중과금에게서 돈을 더 빨아 먹겠답시고 낮은 돌파 단계(1~3돌)에 핵심 편의성/성능 개선 옵션을 넣음.


호두, 라이덴, 야란, 나히다, 느비, 푸리나, 아를... 개인별로 생각이 다를 순 있겠지만 대충 떠오르는 것만 나열해도 이 정도다.

그렇다 보니 1돌 전무 필수 -> 이딴 소리가 나오는 거고, 낮고 안정적인 천장 대신 천장을 2번 3번 보는 황당한 구조가 탄생한다. 심지어 0.6퍼 남짓한 낮은 확률의 천장을 말이다.




4. 페X이 저렴한 이유


이 장문의 글을 여기까지 읽었으면 알 거다.


페X이 수집류 가챠겜 치고 저렴한 이유는 한 문장으로 요약 가능하다는 것을.


'유형2의 부담 없는 구조+중국식의 단가 낮은 패키지를 팜+5성 돌파는 딜 차이를 내지 구조 개선에는 영향 없음'


조커와 유이까지 나온 지금 시점에서는 구조적으로 팔다리를 잘랐다는 기분은 안 듬.


다만 솔직히 말하자면, 마지막 3번째 구조 문제는... 장담 못하겠긴 함. 개발사가 돈 버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보니, 1돌 팔이 캐릭을 낼 가능성은 높다.


그리고 솔직히 유이1돌이 구조적 차이가 안 나긴 하지만, 크리 30퍼가 좀 사기긴 함. 나도 1돌 했으니 할 말이 없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만하면 수집형 가챠겜 중에서는 할 만한 구조인 게 확실하다.


유형2의 안정감이 다른 순수 확률놀음 게임보다 맘 편한 것도 사실임. 실제로 무기 확천 만들어 놓고 존버 하는데 ㅈㄴ 든든함.


뭐 뺏속까지 콘솔러가 와서 가챠겜 웨함? 소리가 간간히 보여서 살짝 변호해봄.


물론 가챠 게임이 개별 소비자의 구매의사에 개별적으로 맞춰 제품을 공급해 생산자후생을 극대화하는 기업친화적이고 퀄리티 대비 ㅈㄴ비싸다는 것을 부정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치만 나나코 나올 거죠? 난 이 게임 못접음 ㅅㄱ


아 점검 시간 30분 남았네 빨리 끝나라 간호사 반천장만 찍어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