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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출처


문제시 삭제


마지막으로 글쓴지 1년은 된거같아서 가독성이 안좋을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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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게 흩어지는 활자사이로 보이는 하얀색의 코트자락과 
언제나 하고있던 얼빠진 표정

밤하늘속 하나의 별처럼 빛나는 눈이 한수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도모르게 바보처럼 웃던 한수영은 이내 빠르게 표정을 다잡았다.

오랜만에 만난 그에게 이런 표정을 보이기는 싫었기에

표정을 바꾼 한수영이 미처 한마디를 내뱉기도 전에 일행들이 
들이닥치며 금새 병실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런 상황을 극도로 싫어하는 그녀였지만 지금만큼은 싫지않았다.

지금껏 밤하늘에서 수도없이 찾곤했던 별이 그녀의 앞에 있었다.

포기하고 싶었을때도 차마 잊지못했고 포기하지 못했던 별빛이 
자신을 감싸는 것을 느끼며 한수영은 천천히 김독자에게로 다가갔다.

한바탕 폭풍이 지나가고 절대 떨어지지 않으려는 일행들을 
김독자가 간신히 물리고나니 어느새 밤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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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한 밤 은은하게 비춰오는 초승달아래의 그림자

휘익-

가볍게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리며 내가 있는 방으로 누군가가 
날아들었다.

"김독자?"

유중혁이 방안으로 들어오며 나지막이 날 불렀다.

"오랜만이다 중혁아"

일행들에게 둘러싸여 있을때 몇발짝 뒤에 서있는 바람에
유중혁과 김독자는 늦은 인사를 나누었다.

"오랜만에 봐도 그 짜증나는 표정은 여전하군"

유중혁은 말과다르게 은은한 미소를 짓고있었다.

"한번 분해되는걸로 해결될 성격이 아니지"

가구사이에 생긴 그림자에서 한수영이 걸어나왔다.

"그래서 이 야심한 밤에 우리만 따로 불러낸 이유가 뭘까?"

오랜만에 재회한 우리의 대화는 전과 같았다.

끊임없는 시나리오속에서 언제나 길을 찾아해매던 그때처럼

다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내 설화가 조금 불안정해"

"...."

나의 말에도 둘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얘들아?"

"그정도는 알아 너 다음으로 거대설화에 지분이 많은 둘을 데려다놓고
무슨 헛소리를 하는거야?"

"...그래서 나는 잠깐 떠나야.."

내가 말을 끝맺기도 전에 내 오른쪽과 왼쪽벽에 각각 검집과 화염구가
박혔다.

"오자마자 한다는 말이 또.."

"이번에야말로 다리를 부숴놓겠다"

"얘들아? 잠깐만 내 말을 들어봐.."

내가 변명을 늘어놓으려고 입을 열자마자

"놔봐요! 이번에야말로 저인간을"

"희원씨 잠깐만..!"

"형...."

"아저씨가 또..."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며 내 방문이 벌컥 열렸다.

"김독자!!"

"정희원씨!"

이현성이 다리에 매달려있음에도 눈 깜짝할 새에 거리를 좁힌
정희원이 '심판의 검의 검집으로 내 턱을 후렸다.

"잠깐 설명할 시간을..!"

나는 말을 끝맺지도 못하고 시야가 뒤집히며 정신을 잃었다.

내가 일행에게 내 설화가 불안정하고 이 상태가 지속되면 내 존재가
위험하다는 사실을 납득시킨데 걸린 시간은 이틀정도였다.

하지만 결국 납득을 시켰다 뿐이지 해결된것은 없었다.

"아니 설화가 불안정한건데 왜 떠난다는 건데요?"

정희원의 물음에 한수영이 대신 답했다.

"설화의 공백은 설화로 매워야하니까 설화를 쌓으러 간다는 거겠지"

"거대설화를 보충하는 만큼 꽤 오랜시간이 걸릴겁니다"

"...얼마쯤인데요..?"

유상아의 물음에 나는 잠시고민했지만 이내 진실을 알리기로 했다.

"몇년..또는 몇십년이 걸릴지도 모르죠..설화라는게 그렇게 쉽게 쌓이는게 아니니까요"

"그게 무슨 말도안되는 소리에요! 또 기약없이 몇년을 기다리라고요?"

나는 아무말도 할수없었다 이게 사실이였으니까
시나리오도 사라진 지금 내가 설화를 쌓을수 있을만한 방법은 굉장히 
한정적인 방법밖에 없을것이다.

"그래서 내가 생각한게 있지"

분위기가 가라앉은 가운데 한수영이 말했다.

"중간에 끼어들면 되는거야"


"어딜요?"


"이상한 소리마라"

한수영은 유중혁의 말을 무시하며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이미 어느정도 진행된 이야기에 잠시 끼어들어서 지분만 챙겨나오는
방법이지 이러면 충분히 짧은 시간에 많은 설화를 얻을수있어"

"그게..가능한거에요?"

"지분이라고 했지만 우리가 얻으려는건 그저 파편일 뿐이야 설화로써
기능을 못해도 김독자가 원래가진 설화를 보강할 정도만 되어도
충분하거든"

증명되지도 않은 가설이였지만 나 역시도 또다시 몇십년동안
떠돌기는 싫었기에 그 의견을 받아들였다.

어차피 이 가설이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그 자리에서부터 새로운
설화를 쌓아가면 그만이니까

그렇게 난 한수영과 함께 다른 세계선으로 떠날 준비를 마쳤다.

나흘정도걸린 준비기간동안 일행들은 날 찾아오지 않았다.

출발당일이 되어 다른 세계선으로 넘어갈 준비를 마쳤지만
한수영이 보이지 않았다.

별 대수롭지 않게여기며 한수영을 기다렸고 한수영은 30분쯤후에
날 찾아왔다.

"기다렸냐?"

"30분이나 늦었.."

나는 고개를 돌리자마자 말을 잃었다.

이현성,정희원,유중혁,이지혜,이길영,신유승,이설화

"둘이서만 가는거 아니였어?"

내가 뒷걸음질을 치며 묻자 한수영은 웃음을 흘렸다.

"내가 언제?"

나는 최선을 다해서 변명을 짜냈다.

"우리 차 좁은거 알지? 이 인원은 못타?"

"니가 마지막으로 탄 차가 뭐였는데"

내가 마지막으로 탄 차?

"...x급 페라르기니였던거 같은데..."

"지금 몇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그 고물이 세상에 굴러다닐거 같아?"

제기랄

아무래도 단단히 작정한 모양이였다.

나는 일행을 설득하기위해 자세를 가다듬었다.

"..여러분..이번 일은 정말로.."

"네~ 정말 위험하겠죠"

"그게 아니라.."

"진짜진짜 위험하겠죠~"

하도많이 써먹은 대사라서 안먹히나


순간 한수영의 표정이 싹 바뀌더니


"아...진짜 말 많네 야 유중혁 쟤 눕혀"


한수영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유중혁의 발이 땅을 박찼다.


"그게 무슨소리"

날 향해서 덮쳐오는 흑천마도의 검집을 보며 나는 부러지지않는 신념을 뽑았다.
하지만 내 손가락은 허공을 맴돌았다.

아...부러졌었지

눈앞을 가득채운 흑색의 검집을 끝으로 내 의식이 끊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