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QdjyDsX4apA?si=3kk_7ygWfck5jpoP

https://youtu.be/QdjyDsX4apA?si=3kk_7ygWfck5jpoP


에고를 발현해 변모해버린 팔에선 웅웅거리며 진동하는 소리가 더욱 거세졌다.


“어린애를 괴롭히지 마라, 이스마엘! 나를 봐라!”


백화현상이 강해진 것 때문인지 더욱 격양된 에이해브의 거쌘 목소리가 귓가를 관통하는 것만 같았다.


“나는 부서진 마음으로 도망쳐 온 녀석을 위해 최선을 다해 죄책감을 지워주었다!”


“하지만 너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 차라리 네가 핍 대신 노를 젓지 그랬나?”


“너의 탓이군, 이스마엘!!!”


마치 꽤어보는 듯한 말에 이스마엘은 두눈을 치켜들고 에이해브를 노려보았다.


“이런데도 내가 과연 악인가?”


그럼에도 물러날 수 없이, 그녀는 작살을 겨누고 마주섰다.


***


“스타벅, 당신은 그래도... 배에서 유일하게 에이해브와 부딪힐 수 있었던 사람이잖아...”


에이해브는 호탕하게 이스마엘을 비웃더니 진실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어리석군, 어리석구나. 이스마엘!”


“스타벅은 가장 먼저 무릎 꿇은 놈이다. 일등 항해사는 결국 선장의 아래에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이러니저러니 해도 선장은 우리를 목적하는 곳에 닿게 해줄 거라는 안일함에 스스로 눈을 가린 놈!”


한껏 광기어린 모습을 보이는 에이해브는 이스마엘에게 다가가 언변을 토로했다.


"네가 이 녀석이 옳게 바라보려는 걸 알고 있었다면, 그때 부러지지 않게 도왔어야지!"


"네 탓이군, 이스마엘!"


이스마엘은 이를 악물고서는 다시한번 자신의 작살을 쥐었다.


***


“퀴케그 난... 너까지 끊어내고 싶지 않아...”


“다 너로 인해서다, 이스마엘!”


동요하는 선원들을 휘어잡듯 에이해브가 울먹이는 이스마엘을 향해 부르짖는 목소리가 이번엔 마치 자신을 휘어잡는 것 같았다.


“네가 이것의 깊게 파묻힌 마음을 억지로 끄집어내려고 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이번에도 네 탓이로군, 이스마엘!”


“똑바로 봐라! 인어가 되지 않기 위해 기껏 버티고 만들던 믿음이 무너져서 하얗게 죽어가고 있는 모습을!”


에이해브는 새롭게 돋아난 크나큰 작살을 하늘 방향으로 치켜들더니 곧 이스마엘의 방향을 겨누었다.


“나는 호수를 몬다...이 도시를 몬다...”


“나는 이것의 심장을 움켜쥐어 악의 뿌리를 끊어낼 것이니...!”


작살이 발사되고 이스마엘은 가지고있는 힘을 쥐어짜 작살을 쳐냈다.


곧 선장 온 힘이 빠졌는지 추례한 몰골로 쓰러지자 이스마엘은 인격을 풀고 오랜 원망을 겨누어 선장의 앞에 섰다.


***


창백한 고래... 그리고 에이해브는 마음의 틈과 틈 사이를 파고든다.


사람이라면 응당 있을 수 밖에 없는 흔들리고 떨리는 미세한 틈.


어느 순간부터 이스마엘의 틈은 단 하나의 집념으로, 숨이 막힐정도로 가득 채워져있었다.


이 연약하고도 무수한 틈 사이를 촘촘하게 매꿔버린다.


이스마엘은 상실감에 젖은 채 하얗게 백화하듯 가라앉았고 그것이 무엇인지 조차 모를 때쯤 한 투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하냐? 나와.”


마치 자신의 친한 친구를 대하듯 가벼운 투. 


“히스... 클리프? 저... 언제부터... 뒤덮여 가고 있었던 거죠... 모르고 있었는데...”


그는 낮게 한숨을 내쉬더니 이스마엘을 일으켜 새웠다.


“아니, 네 낯짝은 처음 봤을 때부터 그 꼬락서니였어. 언제 숨 막혀서 뒈져도 이상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


미안해, 퀴케그...구해주지 못해서...


에이해브의 작살을 튕겨내며 퀴케그는 풀려났지만 이미 백화 현상이 너무 많이 진행되어 녹아내리고 있었고, 이스마엘은 그런 퀴케그의 마지막을 지켜보았다.


울먹이는 이스마엘의 모습은 낮설기까지 느껴졌다.


“내가 너무, 늦은 거야. 뭐가 옳은지 그른지를. 스스로 생각하는 거.”


온몸이 하얗게 변해버린 퀴케그는 결국 곧 사라질 것 처럼 마지막 말을 남기려했다.


“내가, 내가 더...”


“있잖아. 


“네 이름. 한 번 더. 알려줘.”


***


“호수는 끔찍해도 노을은 이쁘지 않아요?”


창밖의 호수에서는 갈매기가 끼룩끼룩거리며 날아다니는 소리까지 들려왔다.


“...너. 이름. 뭐야?”


“제 이름은 왜... 왜요?”


”왜냐면, 네 머리 색깔. 마음에 들어.

고래들. 죽을 때 고개를 돌려. 해를 향해서.

그리고 노을같아. 네 머리는.“


퀴케그는 아름답게 펼쳐진 붉은 노을쪽으로 시선을 옮겨 말했다.


“그러니 내가 작살을 던질 때. 고래들은 방향을 이동할 거야. 너를 향해서.

우리는 될 수 있어. 좋은 친구.”


“...저를 이스마엘이라고 불러주세요.”


***


“나를... 이스마엘이라고... 불러줘...”


어느새 꼬르륵꼬르륵거리는 소리를 내며 서서히 녹아내리던 퀴케그는 어느덧 보이지 않게 마치 처음부터 허상인 것처럼 사라져있었다.


이스마엘은 오로지 이 순간만을 위해 갈고 또 갈아낸 작살을 들고서는 절뚝이며 쓰러진 에이해브에게 향했다.


그리고 째깍째깍거리는 시계 소리가 그런 이스마엘을 막기위해 앞에 마주섰다.


“이번에도 내 앞을 가로막는군요, 단테.”


“왜 그러는 거예요? 왜 계속 저를 막아요? 왜 계속 시계를 돌려주는 거예요? 그래서 당신이 뭘 얻는다고?!”


“그렇게 좋게 좋게 넘어가려는 듯이 착한 척하면 속이 편해요?”


하지만 그럼에도 슬픈 감정을 차마 주체하지 못한 듯 목소리에는 울먹거리는 소리가 조금씩 들려왔다.


“너에 대해서 더 알고 싶었어.

그래서 되풀이가 아닌, 다른 방향을 알려 주고 싶었어.”


“당신은⋯ 알고 있어요? 당신이 나아가려는 곳이 어디인지?”


“계속해서 찾아가는 중이야.”


나는 그렇게 답했다.


내가 시간을 긁어모아 시침과 분침을 

돌리는 이유는 어쩌면 수감자들의 방황을 고정하기 위함이었을지도 몰랐다.


방향을 잃은 모두를 위해 내 방향을 잃지 않도록.


“이스마엘, 우리는 저마다 자기 마음의 선장일 거야. 어쩌다 같은 곳을 항해하다 보니 함께하고 누군가에게 선장의 역할을 잠시 맡기기도 하겠지만.”


“마지막의 마지막에는 자신의 배의 키를 잡고 움직여야 하는 선장은 자신일 거야...”


그러니까 항해가 끝날 때까지 나도 이스마엘, 너도 자기 배의 키를 스스로 놓아버리지는 말자.


“네가 진짜로 노려야 하는 건, 늘 앞만 뚫어지게 바라봐야만 하는 게 아니야...”


“이스마엘, 나아가려면 자신의 옆에 있던 것들을 바라봐야 할 때도 있는 거야, 다른 누구의 소리도 아닌 네 자신이 원하는 것에 귀를 기울여.”


이스마엘은 내 말을 듣고 짙은 그늘을 드리운 표정으로 천천히 에이해브에게 걸어갔다.


“기어코 마지막 남은 선원들까지 다 죽였나? 남김없이?”


“그래, 이제 당신 뿐이고.”


공허하게 답하는 이스마엘.


“하! 하! 하하하하하!!!”


에이해브의 웃음에 작살을 쥔 이스마엘의 손이 더욱 떨렸다.


“그래! 이제 너는 나와 같아졌군. 이스마엘.”


“우리 둘 다 누군가를 죽여가면서라도 그 끝에 있는 것을 손에 쥐기만 한다면 그리해도 마땅하다 생각하지! 그것만 죽인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거라고!”


선장의 뒤에있는 거대한 고래의 심장이 박동하는 소리가 더욱 크게 들린다.


“그래, 내 심장을 부수고... 내 머리에 구멍을 뚤어라. 이스마엘...!”


‘네가 진짜로 노려야 하는 건, 늘 앞만 뚫어지게 바라봐야만 하는 게 아니야...’


‘이스마엘, 나아가려면 자신의 옆에 있던 것들을 바라봐야 할 때도 있는 거야, 다른 누구의 소리도 아닌 네 자신이 원하는 것에 귀를 기울여.’



ㅡ ㅡ ㅡ



직접 모비딕 읽어보며 묘사 적으니까 노을 장면만 빼면 제법 만족스럽게 나온듯 라오루만 하던 유저라 림버스 할까 고민중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