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 시발 뭐 이딴 새끼가 다 있냐. 보는 내가 열받네."


길을 걸으면서 웹소설을 보던 나는 혼잣말로 분통을 터뜨렸다. 아니 ㅅㅂ 어떻게 이런 쓰레기가 나오지?


내가 본 웹소의 주인공 아버지라는 인간은 방사능 폐기물만도 못한 존재였다. 친정이 몰락해서 가치가 없어진 아내를 박대하다가 더 귀한 집안 여자와 결혼하기 위해 아내가 아들, 그러니까 주인공을 낳자마자 바로 배개로 눌러 질식사시키고 산후병으로 인한 사망으로 위장했다. 그리고 주인공도 존나 학대했다는게 1~5화까지의 이야기였다.


"아오 존나 빡치는데 이거 유료분을 봐야하나.... 복수는 하겠지?"

"어어 학생 멈춰!!!"

"네? 어... 어어!"



그렇게 길가면서 폰으로 웹소나 보던 나는 환생트럭에 치였다. 그리고 방금전까지 읽던 웹소 속 세계로 떨어졌다.


그 인간쓰레기에게 빙의되버린 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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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 정신이 드십니까?"

"어어.... 그래...."

"마님이 얼마나 걱정되셨으면 기절까지 하신 겁니까? 평소에는 냉대하셨으면서. 다행히 잘 낳으셨습니다."


씁.... 그 쓰레기에게 빙의했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막 주인공이 탄생한 순간에 빙의하였다.


"허억.... 허억....."

"응애! 응애!"


방으로 들어가니 힘들게 숨을 고르고 있는 여자와 울고 있는 갓 태어난 아기, 그러니까 응애 주인공이 있었다. 원작대로면 여기서 이 몸뚱이의 원래 주인은 사람들을 바로 내보낸 후 아내를 죽였지....


"크흠.... 의사양반 별 문제는 없는가?"

"아직 살펴보고 있으니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아기와 그녀를 살펴보던 의사는 잠시 후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내렸다. 그새 나는 이 여자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하였다. 씁 빙의자라고 말하는건 역시 좀 그런가? 걍 개심한척 할까?


"그럼 저희는 잠시 나가있겠습니다."

"그래..... 뭐...?"


끼익


어.... 얼떨결에 방 안에는 나와 그녀, 그리고 아기 셋만 남게 되었다. 그러자 그녀는 벌벌 떨며 내 눈치를 보았다. 아 이 여자 이 몸뚱이의 속셈을 알고 있었지....


"여.... 여보.... 살려주시면 안돼요...? 제발요.... 안돼면 적어도 잠시만 애랑 있게만 해주세요.... 네?"


죽음을 직감하고 애원하는 그녀를 보며 나는 결국 입을 열었다.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네? 그게 무슨...."


그녀는 이 몸뚱이가 사과를 했다는게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되물었다.


"내가 미쳤어.... 그깟 이익이 뭐라고 내 아이를 가진 당신을, 아내를 죽일 생각을 했다니... 정말 미안해.... 그동안 박대한 것도 미안해. 다시는 당신에게 그러지 않을게. 당신과 우리 아들 꼭 슬프게 하지 않을게."

"여... 여보..... 흑.... 흐으윽! 저... 정말 고마워요!"


내가 개심한척 연기하자 그녀는 감동한 듯이 나를 껴안고 오열했다. 참.... 이 몸뚱이가 그동안 박대한건 잊어버렸단 말인가.... 이리 착한 여자가 있나.... 이런 여자를 애 낳자마자 죽인 이 몸뚱이는 진짜... 말을 말자...


어쨌든 예쁘고 착한 아내랑 나중에 크게 될 아들이 생겼으니 나쁘지 않은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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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식으로 인간쓰레기에게 빙의한다음 개심한척 하면서 아내랑 자식 나데나데구원육아순애하는 그런 스토리가 보고싶다.


아 참고로 더 좋은 집안과 재혼하기 위해 자식을 갓 낳은 아내를 죽이는건 실제로 봤던 스토리임;; 웹소는 아니긴 한데